독일생활: 15개의 글

독일 베를린에서 우버(UBER) 택시를 이용하다.

Posted by 율리앤노브
2015. 7. 24. 17:10 Berlin U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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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 베를린에서 우버택시를 이용하다


 나는 한국에서도 택시 이용하기를 꺼렸던 사람이다. 그닥 친절하지 않은 (때로는 무서웠던;) 택시 기사들에 관한 기억과 택시를 이용한 범죄에 대한 경각심으로 동승자가 있을 경우가 아니면 택시를 거의 이용하지 않았다. 또한 내가 원하는 길 (내가 잘 아는 길)로 가지 않고 뭔가 돌고있는 느낌을 줄 때의 그 불안함과 당혹감 ㅋㅋ 한국의 택시비가 엄청 비싸다고는 생각지 않지만 어쨋든 혹여나 바가지 쓰지 않을까 라는 불신이 팽배했다. 이번에 나의 이런 여러가지 우려를 모두 제거한 택시가 바로 우버 UBER 택시다!! 이미 우버택시에 관해서는 여러 매체를 통해 들어서 알고 있었다. 내가 알고 있던건 한국에서는 우버 택시 때문에 기존 택시 기사들의 반발과 우버 택시기사의 택시면허 미소지 혹은 이용의 안전성 우려 등 등 여러가지 이유로 논란이 되었고 불법이라는 사실 정도이다. 

얼마전 베를린 집 앞을 지나는데 세워져 있던 택시 조수석 쪽 문에 버젓이 붙어있던 우버(UBER) 택시 광고. 내가 알기로는 분명히 한국에서는 우버 택시가 불법인데, 여기 독일 베를린에서는 왜 일반 택시에 우버 광고가 달려 있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 이미 독일에서도 우버 택시 때문에 기존 택시 기사들의 반발이 있었다고 들은거 같아서 좀 희한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독일 베를린에서 우버(UBER) 택시를 이용하다.(우버 택시 이용방법)

아무튼 한국에서도 택시 이용을 꺼리던 내가 우버 택시를 이용할 줄이야! 그것도 여기 독일 베를린에서 이용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베를린 크로이츠베르크에서 꽤 무거운 물건(16kg 정도)을 픽업하여 집까지 가져가야 하는 상황에서 남편은 택시를 타자고 했다. 난 그전까지만 해도 택시비 아까워서 무조건 집까지 들고 갈거야, 라고 확신에 차서 얘기했는데 무게도 무게지만 부피까지 큰 그 물건을 보자마자 집까지 어떻게 가나 하는 걱정이 들었다.

그러던 와중 남편이 택시를 이용하자고 했고 스마트폰 앱스토어(혹은 구글 플레이)으로 들어가 우버 검색하여 어플을 깔고 가입 시 페이팔 계정(혹은 신용카드)을 등록하고 내가 있는 곳 주소를 등록하니 거짓말처럼 3분 후 내 앞에 우버택시가 와서 섰다. 난 너무 신나서 손을 흔들었지~ 저 여깄어요!! -_-a 그러면서도 속으로 걱정한 것이 택시기사에게 어설픈 독일어 발음으로 어떻게 집주소를 전달하나 였다. 하지만 스마트한 남편님이 우버 어플을 통해 목적지 주소까지 이미 입력해 놓았기에 택시기사와 나눈 말은 만날 때 할로, 헤어질때 츄스 뿐이었다는...

우버택시는 정말로 편하다. 택시가 일단 내 앞에 서면 문이 저절로 열린다. 자동문이라서 문을 만지면 절대로 안된다.(나중에 알고 보니 이건 차종 때문인 걸로 ㅋㅋㅋ) 그리고 기사님이 내려서 우리의 짐을 짐칸에 싣는다. 우리는 그저 좌석에 앉아 안전벨트만 매면 된다. 문은 또 저절로 닫힌다. Achtung! 이라고 문에 써있다. 사람들이 자꾸 스스로 문을 열고 닫으려고 하나봐..ㅎㅎ 요금 걱정?? Nie~~ 어플로 확인했을 때와 똑같은 금액이 나온다. 걸린 시간도 어플에 나온 것과 동일하다. 현금이 없다고? 우버는 가입시 신용카드 혹은 페이팔(paypal) 계정을 요구한다. 택시에서 내리면 저절로 우버 어플에 등록한 신용카드 혹은 페이팔(paypal) 계정을 통해 자동결제 된다. 돈 한푼 없을 때도 우버를 부르면 무사히 목적지까지 갈 수 있다!!! 또한 어플로 택시가 가는 길을 확인할 수 있고 집에서 기다리는 가족에게 sms문자메시지를 보내 내가 도착하는 예상시간과 여정을 공유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첫 이용 시 10유로 할인을 받을 수 있다는 것! 우버 어플을 다운받을 때 할인코드 js1g3za3ue 를 하나 겟 하던지 검색을 통해 겟 할 수 있다. (할인코드: js1g3za3ue) 꼭 10유로 할인코드를 어플에 입력하면 결제 시 저절로 할인된 금액으로 계산된다. 우리는 20분 정도 우버를 이용하고 택시요금 20.5유로 + 기본요금 2.5유로 - 할인 10유로 = 총 13유로를 페이팔을 통해 결제했다. (페이팔 계정에 미리 등록한 visa 카드로) 이건 뭐 손 안대고 코푼 수준이다. ㅋㅋ

 

 

  우버(UBER) 택시 이용 후기

일단, 우버 택시 이용 가능 지역으로 해외여행하시는 분들은 미리미리 우버 어플을 다운받고 페이팔 계정을 입력해 놓아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게 좋을 것 같다. 현금이 없거나, 길을 잃었거나, 짐이 많을 때 우버는 정말로 유용하고 안전한 교통수단이 되어줄 것이다.

우버 택시를 이용하면서 느꼈던 장점은 첫째, 택시에 따라 다른 것일지 모르지만 택시 안도 정말 깨끗했다. 우리나라 택시의 담배 냄새 같은거 전혀 없다.

둘째, 기사님도 친절하셨다. 그래서 목적지 도착 후 어플에 뜬 기사님 피드백에 별 다섯개 드렸다. ^^

마지막으로 초행길을 가는 여행객이라도 바가지 요금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우버 어플 이용시 본인이 타는 지점에서 목적지 까지 예상 시간과 이동 경로, 그리고 예상 요금까지 나오기 때문에 택시 기사 임의로 빙글빙글 돌아간다거나 하는 일로 인한 바가지 요금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내가 이용한 우버 택시에서는 택시 기사님의 스마트폰 화면이 내 스마트폰 화면과 똑같이 연동된 채 이동 경로가 실시간으로 표시되어 내가 탄 우버 택시가 어떤 길로 이동하고 있는지 파악이 가능했다. 그리고 택시 요금이 어떻게 올라가고 있는지는 차량 안의 백미러(룸미러)를 통해 확인 할 수 있었다.

우리가 탄 택시의 차종은 벤츠 밴! 난 우버 한번 이용해보고 완전 빠져들어 버렸어...(하트)

 

 

  독일에서의 우버(UBER) 택시

이곳에서 이용한 우버 서비스는 우리나라의 경우와는 좀 다른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 우버 서비스가 불법으로 판정받은 이유는 택시 면허 미소지자가 택시로 등록되지 않은 차랑을 가지고 고객을 운송했기 때문이라고 알고 있다. 이와 달리 내가 베를린에서 체험한 우버 서비스는 엄연한 택시 차량를 우버 어플을 통해 이용하는 것이었다.

요즘 들어 택시 기사 본인이 우버 택시에 운전기사로 가입하여 자신의 택시에 우버 광고를 달고 운행하는 것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아무튼 현재 독일 베를린, 함부르크, 뒤셀도르프 등 대도시 택시 협회 내에서도 우버 택시에 대한 의견이 갈린다고 한다. 한쪽은 룰만 지킨다면 경쟁은 당연한 것이라는 의견이고 다른 한쪽에서는 우버 택시 서비스 같은 것이 결국 택시 운수업 종사자들 자신의 무덤을 파는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내는 입장이다.

이 포스팅을 하면서 알게 된 것인데 베를린에서는 MyTaxi 와 Taxi Berlin 이라는 우버(UBER)와 유사한 서비스들이 존재한다. 이와 같은 베를린의 택시 서비스들이 이용자들에게는 편리한 교통수단이, 택시 운수업 종사자들에게는 새로운 영업 활로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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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대형 서점은 어떻게 생겼나? - 두스만 문화쇼핑센터(Dussmann das KulturKaufhaus)

Posted by 율리앤노브
2015. 7. 23. 01:16 Berlin U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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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서점 두스만 (문화쇼핑센터) 방문기 & Friedrich Strasse


 집 앞 상가에 서점이 하나 있지만 잠실 지하 교보문고나 삼성동 코엑스의 반디앤루니스 (지금은 영풍문고로 바꼈더라~)를 돌아다니던 나로서는 그 규모가 심히 동네 문방구 느낌이라 어서 대형서점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

베를린에서 가장 큰 서점은 두스만이다. 정식 이름은 Dussmann das KulturKaufhaus (두스만 다스 쿨투어카우프하우스)로 두스만 문화쇼핑센터 쯤 되겠다. 두스만은 프리드리히 슈트라세에 있는데 한국에서 부터 프리드리히 슈트라세가 쇼핑하기 좋은 거리라는 소식을 익히 들어 더욱 두근대는 마음을 안고 프리드리히 슈트라세로 향했다.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훔볼트 방향 입구로 나오는게 두스만과 가까운 편이었던 거 같다. 

다른 입구로 나왔다 해도 별 상관없다. 두리번 거리다 데엠이 보이는 쪽으로 걸어가면 된다.

눈 앞에 보이는 건물이 바로 두스만 다스 쿨투어카우프하우스(Dussmann das KuturKaufhaus).



주소가 예쁘게 걸려있네. Friedrichstrasse 90.

친절한 안내판. 각 층에 뭐가 있는지 적혀있다. 교보문고랑 비슷하다. 서적, 음반, 문구류 등이 있다.

스핑크스. 너는 왜 여기에...? 땅층 (0층) 입구에서 안쪽으로 들어가면 인포데스크와 엘리베이터가 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2층으로 올라갔다. 2층에 어학서적이 있기 때문에.

그런데 두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이 미술사 서적!!!! 까올~~~~~~~~~

요로코롬 미술사 서적 중 가장 유명하신 곰브리치의 미술사 책이 있고. 방가방가~

샤갈

벨라스케즈

키스 해링

카라바죠

시대를 넘나드는 다양한 미술사 책들. 다 가져오고 싶어서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한권 한권 사서 한국으로 부쳐야겠다. 언니가 다시 올게~ 인사하고 이제 독일어 책을 보러 발길을 돌림.

사전 안녕? 무거워서 온라인 주문 하련다 ㅋㅋㅋ

독일어 시험 준비를 위한 일종의 모의고사집을 한권 샀다.

내용을 보고 살 수 있으니 이책 저책 보다가 나에게 딱 맞는 책을 골랐음. 

(결국 아는 동생 따라 산 책.. 너의 선택이 곧 나의 선택 ㅎㅎ 땡스 투 SH)

그런데 이것만 사고 가기는 아쉬워서 로만을 찾음!! 소설 어딨어용?? 

추리소설 내놔여... 사람이 공부만 하고 살 순 없잖아여..ㅋ 0층에 있대서 도로 내려감. 이번에 에스컬레이러~

종교, 철학, 의학 등등 

unsere Empfehlung 이것은 추천도서 코너. 두스만님이 추천하시는 책을 이곳저곳에 펼쳐 놓음.

어린이 도서 코너. 아기자기해. 귀여워.. 딸랑딸랑

내 수준은 딱 이정도. 유아 도서나 읽으면 되겠다.. ㅜㅜ 단어의 나열.. 




1층에서 바라본 0층

남편이 이제 집 나가서 혼자 있을 곳을 찾았다고 좋아했었지.. 집 나가면 여기서 책 볼건가? 

그러면 여기 쇼파에서 편하게 봐 ^^ 미리 자리를 봐두는 용의주도함.

무엇을 볼 건지 책도 정해 놓음. 그래!! 언어 공부는 만화로 하는거지!! 

코난. 비닐 포장이 되있었던가 아니었던가.. 펼쳐볼껄!!

해리 포터 시리즈도 있고. 그러나 난 별로 관심이 없음.



내 관심은 오직 크리미스. 탐정 소설! 무서운 거. 으스스한 거. 소름끼치는 거 좋아합니다.

슈피겔 선정 베스트셀러~! 이런 책들이 요새 잘 팔리는구낭 *.*

핫! 내가 사랑하는 하루키. 하루키 소설들 중에서도 더 많이 사랑하는 단편 둘.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1973년 핀볼. 이거 살껄. 내용을 잘 알고 있는 소설을 독일어로 봐야 좀 더 재밌게 술술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사야겠네! 그러네! ㅋㅋ 표지도 왜케 이뻐.

일큐팔사도 있고. (숫자 치기 귀찮음 ㅋㅋㅋ)

드디어 크리미날로만 (탐정 소설) 코너를 찾았음. 그리고 오늘의 또 다른 목표 '넬레 노이하우스' 발견.

넬레 노이하우스의 최신작 '산 자와 죽은 자' 그리고 출세작이자 가장 유명한 작품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두 권을 나란히 놓고 촬칵! 

둘 다 슈피겔 베스트셀러~b

하지만 나는 처녀작 '사랑받지 못한 여자'를 선택하는 치명적 실수를 함 ㅋㅋㅋ 못 읽어요 못 읽어 ㅠ 동화책이나 살걸 그랬지

그리고 매우 흥미롭게 봤던 문구코너. 이게 다 몰스킨. 크기별 디자인별 색상별 ~~ 

이렇게 귀여운 심슨 몰스킨이라니요.

브란데부르크문이 귀엽게 박힌 카드도 있고. 알차고 재밌는 구경 실컷 하고 집으로 돌아 갈 시간..이 아니라 이제서야 비로서 쇼핑 스탓!뜨!!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베를린. 그리고 반호프 프리드리히슈트라세. 뭔가 기분이 말랑말랑했던 그날의 풍경들.

비오는 베를린도 참 좋은 거 같네..





쇼핑 할 때 꼭 한번 들려보는 조인성이 좋아하는 위크데이. 

학케셔막트에도 위크데이 매장이 있는데 거기 보다 프리드리히슈트라세 매장이 넓어서 쇼핑하기도, 옷 입어보기도 편했다.

예쁜 옷 많은데 누가 저 옷 입혀놨냐.. 독일은 md 가 없나봐;; 디피하는 센스가 현저히 떨어짐.



그리고 나에게 남겨진 것은 독일어 시험 테스트다프 TestDaf 모의고사집. 열심히 풀어보자 끙끙대고 낑낑대며.

넬레 노이하우스. 언니 책은 연말에 읽는 것을 목표로 할게여. 지금은 단어 찾다가 안드로메다로 가는 것만 같아. 

AUF WIEDERSEH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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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실내 도배 & 페인트칠 (베를린 우리집 홍수 사건 두번째 이야기)

Posted by 율리앤노브
2015. 7. 21. 22:44 Berlin U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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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실내 도배 & 페인트칠 (베를린 우리집 홍수 사건 두번째 이야기)

2015년 6월 6일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 열린 그 날. 우리는 이 곳 베를린 집에서 작은 홍수를 경험했다. (참고 링크: 베를린 우리집 홍수 사건

그 사건이 일어난지 벌써 한달하고도 반이 지난 현재, 집의 모든 상황이 이전처럼 복구가 되었을까? 아니다. 그건 독일에서는 불가한 일인가보다.ㅋㅋㅋ

작은 물난리가 6월 6일 토요일에 일어나고 그 다음주 화요일인 6월 9일에 트로켄 회사에서 제습기 4대를 두고 갔다. 6월 10일 수요일에는 보험회사에서 와서 손해사정을 한 뒤 다음날인 목요일에는 집 바닥재인 라미네이트(여기서는 라미나트,Laminat)가 젖어 있다며 온 집 바닥을 전부 뜯어갔다. 그렇게 우리는 시멘트 바닥 생활을 시작했다. 여기까지가 지난번 포스팅의 내용이다.


  벽지를 떼어내다.

집 바닥재를 뜯어간 후 우리는 다시 집 안 여기저기에 제습기 4대를 틀어놓고 시끄러운 소음과 함께 미친듯이 돌아가는 전기 계량기를 보며 지냈다. 그 후 6월 17일 금요일에 트로켄 회사 직원이 집에 오더니 벽지가 습기를 먹어 잘 마르지 않는다면서 거실 한쪽 벽 벽지와 화장실 한쪽 벽 벽지까지 뜯어냈다. 그리하여 우리는 시멘트 바닥 뿐 아니라 시멘트 벽을 바라보는 극단의 모더니즘을 체험하기 시작한다.





  도배 약속을 잡다.

그렇게 모더니즘을 체험한지 어언 한달. 7월 16일 목요일 드디어 도배를 하기 시작했다. 그 놈의 도배도 그냥 하는 것이 아니다. 도배를 시작하기 전 주 금요일에 와서 집이 마른 정도를 확인하더니 드디어 그 시끄러운 제습기를 다 철수 시키더라. (제습기 4대 치운 것만으로도 가슴이 뻥 뚫리는 듯 했다~)그리고 도배 날짜를 잡겠다고 전화번호를 적어갔다. 그 날이 금요일이었으니 당연히 월요일에 약속을 잡는 전화가 오겠거니 했다. 월요일 아침이 되자 뜬금없이 초인종이 울려서 헐레벌떡 현관문을 열었더니 지금 도배가 가능하냐고 묻는다. 아무 연락도 없이 아침 7시 30분에 갑자기 나타나 도배를 하겠다니!! 전 주 금요일에 적어간 전화번호는 도대체 뭐냔 말이냐아!! 우리가 아무리 독일어를 못해도 전화는 해주고 와야지ㅠㅠ 아무튼 지금은 안된다고 하고 금요일에 약속을 잡았다. 잠시 후 또 초인종이 울리더니 목요일 낮 12시에 오고, 금요일 아침 7시에 또 와야 한단다. 아... 정신없다. 그냥 알았다고 했다. 뭔놈의 일을 아침 7시부터 한다는 말이냐. 거실 벽 한바닥이랑 화장실 벽 도배하는데 왜 2일이 필요한거냐고 묻고 싶지만 그만큼 독일어가 되지 않는다. 슬펐다. ㅠㅠ 



  도배를 시작하다.

7월 16일 목요일 12시. 드디어 도배를 시작했다. 

일단, 거실 한 가운데에 거대한 탁상을 세웠다. 지난번에 엉덩이 골을 슬쩍슬쩍 보이며 거칠게 젖어있던 벽지를 떼어내던 젊은이가 힘이 좋았는지 벽지와 함께 벽 시멘트를 군데군데 파헤쳐 놨다. 그래서 그 파헤쳐진 부분에 시멘트를 살짝 발라 메꾸기 시작하더라. 그리고 그 시멘트가 마르기를 기다리며 벽 사이즈를 대강 가늠하고 새햐얀 벽지를 꺼내 제단하고 이상한 기계에 넣어 돌려서 벽지에 풀칠을 한 후 한 쪽에 접어놓더라. 그리고 우선 화장실에 가서 빠른 속도로 벽지를 바르고, 다시 거실로 와서 순식간에 벽지 바르기를 끝냈다. 그동안 나는 겨울이를 데리고 집 밖을 맴돌았다. 일찍 일이 끝난 것은 다행인데 도대체 왜 다음날 아침에 또 와야 하는 것이냐. 아! 천정에 물 샌 자국 위에 페인트 칠을 해야 한단다. 그리고 멀쩡하고 깨끗한 벽지 위에도 페인트를 칠한단다. 벽지만 바른게 우린 더 익숙하고 깨끗하고 좋은데... 그 위에 페인트칠을 하면 유독성 물질이 묻고 냄새도 심할 것 같은데 왜 페인트칠을 한다는 건지 모르겠다. 









  멀쩡한 벽지 위에 페인트를 칠하다.

다음날인 7월 17일 금요일 아침 7시가 되자마자 득달같이 울리는 초인종 소리. 그리고 어제 그 Maler 아저씨가 오셨다. 시간이 얼마나 걸리냐고 물었더니 5시간 정도 걸린다고 하신다. 내 생각에 벽 후딱 칠하고 천정에 얼룩진 부분 좀 칠하면 한 두시간 내에 끝날거 같은데 무려 5시간 걸린다고 한다. 아무튼 얼마나 꼼꼼하게 칠하는지 보자. 일단 거실, 화장실 등의 집기에 페인트가 묻으면 안되니까 그 위에 비닐을 씌워놓고 페인트 칠을 시작했다. 속으로 나는 어제 새로 바른 벽지 위와 천정 얼룩 위에만 페인트 칠을 하면 끝나겠거니 했다. 그런데 천정 전부에 페인트를 칠할 뿐 아니라 조금이라도 물 샌 얼룩이 있는 곳이면 그 벽을 포함한 전부를 칠하시기 시작하였다. 아마도 색이 서로 차이나는 것을 막으려고 벽 전체를 칠하는 것 같았다. 어쨋든 아... 이래서 5시간 걸린다고 했구나 싶더라. (중간에 깨알같이 30-40분 쉬셨음)

그동안 우리 부부와 겨울이는 발코니에 쭈구려 앉아 있었다. 아침 7시부터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발코니로 쫓겨나 있자니 참~~ 웃겼다, 상황이. 후훗. 내 살다살다 꼭두새벽에 집 페인트칠 한다고 강아지 끌어안고 베란다에서 몇 시간을 죽이고 있구나.. 페인트 칠 하고 나면 그 냄새 때문에 집에서 잘 수 있을지 걱정을 많이 했는데 여기 독일 페인트는 희한하게 냄새가 안난다. 정말 다행이지 싶었다. 독일에 오래 산 지인이 말하길 여기는 한국과는 달리 비싼거 써서 그렇단다.ㅋㅋㅋ

웃겼던 것은 모든 작업을 마치고 난 후 무슨 문서에 사인 받아 가고 고객 만족도 표시하는거에 웃음 표시 체크해달라고 하시는게 한국이랑 똑같았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서비스 기사 아저씨들 오셔서 일 마치시고 가실 때 고객 만족도 전화오면 꼭 최고점 부탁하시고 가셨던 일이 생각났다. 그래서 아저씨들이 그렇게 친절하셨던 걸까. 겨울이가 짖어도 웃어주시고 달래주시던 아저씨들.. 고객평가 때문이었나요?? ㅎㅎ



아무튼 물난리 난 후 40일 동안 언제 집이 정상화 되는가 하고 기다렸는데 이제야 페인트칠이 끝났구나. 아무리 독일이라도 7월 첫째 주에는 다 끝나지 않을까 싶었으나 엄청 헛된 기대였음 ㅋ 에라이~ 도이취~~~~ㅋㅋ

그동안 시멘트 바닥과 시멘트 벽에 익숙해져서 나름 살만했는데.. 그래도 벽이 새단장한걸 보니 새 집 같은 기분이다. 하는 김에 바닥공사도 이번 주에 끝냈음 했는데 아직까지 약속 잡자는 전화가 없다 -_-;; 왜 때문에..ㅜㅜ

결국 베를린에서 맞이하는 첫번째 여름은 집에서 인테리어 공부한걸로. (우리도 여행 좀 가자규;)

독일에서는 도배 바르고 페인트칠하는거 직접 하는 분위기니까 돈 주고도 못 배우는 공부를 했다며 나름 생산적이었던 시간이야..라고 미화시켜 본다.


마지막 세번째 이야기에서는 새집 같은 우리집을 소개하리라!! Tschüss^^     


독일 생활에 대한 더 많은 사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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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nstagram.com/kissdeju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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