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생활: 15개의 글

독일 생활 중 출생지가 어디냐고 물어볼 때

Posted by 율리앤노브
2015. 9. 25. 18:15 Berlin U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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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생활 중 출생지가 어디냐고 물어볼 때

독일에 와서 생활하다 보면 가끔 출생지가 어디냐고 질문을 받을 때가 있다. 예를들어 안멜둥(거주지 등록), 은행계좌 개설 등 의 업무를 할 때 이다. 보통의 생각으로 신분증인 여권을 보여주면 모든 신분 확인이 가능할 것 같지만 갑자기 Geburtsort(출생지)가 어디냐고 물어본다. 엥! 갑자기 출생지는 웬 뜬금포냐;;; Seoul 이라고 큰 소리로 외쳐보지만 Seoul을 모르는 건지 아니면 못 알아듣는 것인지... 나를 상당히 당황스럽게 한 적이 있다. 출생지를 왜 물어보는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물어보니 어떻게든 답을 해줘야 업무가 진행이 되기에 출생지를 증명할 수 있는 문서가 있는지 살펴봤다.

불행히도 우리나라 여권에는 출생지가 나와 있지 않다. 그래서 혹시 출생지증명서 혹은 출생증명서 같은 문서가 있는지 찾아봤으나 우리나라에는 출생지 만을 증명하는 문서는 없다. 그래서 찾아보다가 출생지가 표기되어 있는 기본증명서 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말 그대로 그 사람의 기본적인 인적사항이 표기되어 있는 문서라고 보면 되겠다.

 

  출생지를 증명할 수 있는 문서 - 기본증명서 발급 받기 / 인터넷에서 기본증명서 발급 받기

기본증명서를 발급 받기 위해서는 일단 공인인증서가 있어야 한다. 그 다음 대법원 전자가족관계등록시스템 efamily.scourt.go.kr 사이트에 접속한다. 그러면 아래와 같은 화면을 볼 수 있다. 아래 화면에서 '가족관계등록부 발급' 에 마우스 포인트를 가져가 댄다. 

 

그러면 아래와 같은 화면을 볼 수 있는데 거기서  '기본증명서' 클릭!

 

그 다음 이름, 주민번호 그리고 약관 등의 동의합니다를 선택한 후 다음화면으로 넘어 간다.

 

그리고 나오는 화면에서 추가 본인 확인을 위한 정보 입력 후 다음 화면으로!

 

아래 화면 처럼 나오면 증명서 종류 선택 후 발급을 받을 것인지, 발급과 열람을 같이 할 것인지, 열람만 할 것인지를 선택 한다. 그리고 열람 신청을 누르면 공인인증서로 본인 인증 후 기본증명서를 프린터로 집에서 발급 받을 수 있다. 

 

그런데 독일에 사는 나는 이 것으로 끝이 아니다. 이 한글로 된 기본증명서를 독일어로 바꿔야 하지 않는가. 독일어로 번역한 기본증명서가 효력을 발휘하려면 번역공증이라는 것을 받아야 하는데 그 것은 주독한국대사관에 가면 받을 수 있다. 일단 번역부터 해야 하니 주독한국대사관 사이트에 들어가 아래 화면 처럼 된 기본증명서 독일어 번역 샘플을 다운로드 받는다. 혹시 이 포스팅을 보고 찾기 힘드신 분들을 위해 첨부 파일로 올려 놓으니 필요하시면 다운로드 받아서 사용하시길 바란다. 기본증명서_독일어.doc

 

참고로 번역공증을 받기 위해 주한독일대사관으로 가서 내 기본증명서 내밀고 번역공증해 달라고 대사관에서 번역해주는냐? 아니다. 번역 안해준다. 대사관에서는 말그대로 내가 번역해놓은 문서를 공증만 해주는 것이므로 본인이 번역은 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나에게도 Geburtsort 출생지가 표기되어 있는 정식 문서가 생기는 것이다. 이제 출생지 물어볼 때 이 문서 내밀면서 저기 아래 부분 가리키면 입 아프게 Seoul 외쳐댈 필요가 없어지겠지 ㅋㅋㅋ 근데 아직도 궁금한 건 왜 자꾸 출생지를 궁금해 하는 걸까? 이 포스팅 보시고 아시는 분 있으시면 답글 좀 남겨주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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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베를린에서 처음 만난 먼지 다듬이

Posted by 율리앤노브
2015. 8. 14. 00:00 Berlin U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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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베를린에서 처음 만난 먼지 다듬이


아.. 집에 물난리 난지 2달 되가는 시점에 바닥에 깔아놓은 이부자리에서 한 두마리 씩 보이기 시작하던 벌레놈..

그때까지는 밖에서 날아온 하루살이 정도라고 생각하고 손으로 꾹 눌러죽이고 말았다. 그러나 두둥! 발코니로 난 문틀에서도 여러마리가 포착되자 뭔가 불안한 마음에 폭풍 검색을 하고 그놈의 정체를 알게 되었다. 안면인식장애가 있는 나란 인간.. 하지만 이 벌레놈의 100배 확대 사진을 보자마자 딱 알았다.

 

  '먼지 다듬이'라는 벌레를 아십니까!

너가 우리집에 걔구나! 우리집 불청객의 이름은 바로 먼지 다듬이.. 고온다습한 환경을 좋아하는 이생키는 물난리 났을 때 물에 젖은 나무 몰딩 안에 보금자리를 꾸민 것으로 추정. 지난 주 한껏 습했던 베를린 날씨 덕에 알에서 깨어난 생키의 새끼들이 온 집안을 휩쓸고 다니기 시작. 벌레라면 진심으로 온마음 다하여 싫어하는 나는 먼지다듬이 카페까지 가입하며 이것들의 박멸에 사활을 걸고 있다.. 카페에는 '먼다'라는 줄임말로 불리는 먼지 다듬이에게 일상을 빼앗긴 사람들의 살아있는 체험담이 가득했는데 그것을 읽고 있자니 난 영원히 먼다에게서 해방될 수 없을 것이라는 망상에 사로잡히게 되고... 그나마 안전지대라고 생각했던 욕실에서도 먼다를 발견하자 그야말로 나는 패닉상태에 빠져 눈물까지 흘렸다. (사람이 정신병자가 되는거~ 엄청 어려운 일은 아닌가보다.. 먼지 다듬이라는 문제에 초집중을 하니깐 세상이 먼다를 중심으로 돌기 시작.. 내 머리도 완전 돌아버리기 직전까지 ㅋㅋ) 해충이 아니라지만,, 1mm 정도의 작은 벌레라지만,, 우글우글 모여있는 그꼴을 보자면 쉬어도 쉬는게 아니고 누워도 잠이 안온단 말이다. 남편은 잘 안보인다고.. 신경쓰지 말라고 한다.

 

 

 

 

 

  먼지 다듬이와의 전쟁에 돌입하다.

난 이미 모든 신경이 먼지다듬이와의 전쟁에 올인된 상태. 정말 지난 주말에는 정신병 걸릴 지경이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몇 마리가 나돌아다니는지 쭈그려앉아 확인하고 자기 직전까지 전등 주위로 빛을 보고 날아든 (심지어 날개가 있어서 바닥부터 벽과 천장까지 무시로 이동가능) 먼다생키들 찍찍이로 눌러죽이느라 애먼 남편까지 생고생 시키며... (천장에 붙은 먼다를 찾으려고 몇 분을 고개를 젖히고 있어보니 르네상스 시대에 천장화 그리던 화가님들의 고충을 만분의 일 정도는 알겠더라는;) 아 정말 이게 뭐하는 짓인지 곧 우울증에 발 담글 것 같은 날들. 일단 주말에 약한 살충제를 뿌려놓으니 밖으로 나와 죽어있기는 하길래 그 다음에는 더 강한 살충제를 사다가 거의 한통 다 뿌리고. 그 후에도 살아난 놈들 보며 이 전쟁이 언제 끝날 것인가 하는 한숨이. 그 와중에 드디어 물난리로 뜯어낸 바닥을 새 라미네이트로 까는 날은 돌아오고~ 드디어 바닥까지 완성되고 원래의 생활로 돌아갈 수 있어 무지 기뻐야 하는 날인데 먼다생키들 때문에 갑갑하기만 하고. 어쨋든 공사는 무사히 끝났고 이제 남은 것은 먼지 다듬이와의 끝을 알 수 없는 전쟁. 오늘 또 먼다 카페에 들어가 9년째 여름마다 먼다를 만나고 있다는 한 주부의 증언을 보고 헛웃음이 일고. 이 집을 떠나야 영원히 먼다와 이별 할 수 있는 것인가. 찬바람이 불면 먼지 다듬이의 알들은 그 상태로 겨울을 나고 다시 여름이 되어 기온이 올라가고 습도가 높아지면 짠~~하고 생일축하 파티한다는 이야기. 나는 니들이 태어나지 않길 바란다. 어차피 찍찍이에 압사 당하는 험한 꼴만이 너희를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나는 겨울에도 하이쭝을 켜지 않고 이 집을 통째로 얼릴 참이다. 처음에는 미쳐버릴 것 같던 먼지 다듬이와의 싸움도 결국엔 일상이 되어 하나의 패턴으로 굳어졌다. 오후에 한 차례 살충제를 가지고 몰딩을 따라 방역을 실시한다. 그리고 밤이 되어 깜깜해지면 거실 불을 켠다. 그러면 순식간에 거실 등 주변으로 먼다들이 일렬종대하여 몰려든다. 남편이 만들어준 장대 + 찍찍이 라는 무기로 쫘르르르 먼다를 찍어 죽이며 잠깐의 희열을 맛 본다. 그러고 다시 소등. 자기 직전에 5분간 다시 불을 켜고 한번 더 살육. 다음 날 아침에는 몰딩 주변에 약 먹고 나와 죽어있는 먼다 시신 수습. 이것이 벌써 2주가 된 먼지 다듬이와 벌이는 소리없는 전쟁. 승자는 누굴까? 아직은 먼지 다듬이. 먼다는 단 한마리만 살아 있어도 지 혼자 20~200개의 알을 깔 수 있다. 먼다는 힘도 없고 날기는 하지만 그냥 진짜 날기만 하는 수준에 정말로 검정깨 만큼 작은 미미한 존재지만 번식력 만큼은 정말 대단하다. 단성 생식 하기 때문에 그냥 딱 한마리만 있어도 순식간에 대대대대가족을 이룰 수 있다. 샤이쎄.. SHIT.. 아주 조금씩 숫자가 줄고 있기는 하지만 몰딩 안에 얼마나 알을 낳아놨는지 알 수가 없어 앞으로 한 두달은 더 관리해야 한다. 그냥 내일부터 영하로 떨어져 버렸으면 좋겠다 ㅎㅎ 한국 다이소에서 잔뜩 가져온 돌돌이 (찍찍이) 없었으면 큰일 날뻔 했네. 한손에는 살충제~ 한손에는 찍찍이를 들고 오늘도 내일도 모레도... 먼지 다듬이를 꾸욱 꾸욱 눌러본다... (우습게도 먼다를 보면서 나는 산드로 보티첼리 (Sandro Botticelli)의 '비너스의 탄생 (The birth of Venus, 1483-1485)'이라는 명화가 생각났다. 남근과 바다거품이 만나 탄생한 비너스... 열기와 습기가 만나 생긴 먼다... 차라리 우리집에서 비너스가 탄생했다면 내가 이렇게 매일 살육에 미쳐있지는 않았을 것을.. 내 삐뚤어지고 잔뜩 꼬여버린 정신머리는 박물관 섬에나 가서 고귀한 그림들로 치유해야겠다.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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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집 바닥 공사 (베를린 우리집 홍수사건 마지막 이야기)

Posted by 율리앤노브
2015. 8. 13. 01:37 Berlin U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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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집 바닥 공사 - 베를린 우리집 홍수사건 마지막 이야기 


드!!!!! 디!!!!!! 어!!!!!!! 망할놈의 물난리가 난지 2달.... 일년의 육분의 일이 지난 2달 만에 드디어 집이 원상복구 되었다.

기간이 생각보다 너무 길어져서 다 끝났다는 기쁨도 엄청나지 않고.. 깨끗히 새 단장한 집이 낯설어서 시멘트 바닥에서 신고 다녔던 슬리퍼를 자꾸 찾아 신게 되네. 벽에 새 도배지를 바르고 페인트칠을 다시 했던 것이 7월 17일 금요일. 그럼 그 다음주 쯤에는 바닥을 새로 깔고.. 아무리 늦어져도 일주일 후 주말에는 모든 공사가 끝났어야 하는데... 이게 또 우리 코리안의 사고방식이 매우 철저하게 와장창 깨지는 마지막 관문이 될 줄이야 허허허. 우리는 도배 및 페인트 칠이 끝난 다음 주 바닥 공사 업체에서 연락이 언제 올까 애간장을 태우며 매일매일 전화를 기다렸다. 월요일이 가고 화요일이 가도록 연락이 없자 왠지 쎄~~한 느낌에 무작정 바닥 공사 업체에 전화를 했다. 햇병아리 독일어에도 매우 친절하게 응답해주는 Frau 블라블라의 독일어를 받아적은 후 깨달은 것은.. 이들은 잘못된 전화번호를 알고 있다는 것!!! 우리는 독일어 대화가 잘 안되기에 늘 집주인 핸드폰 번호를 알려줬는데 이 회사는 어쩐지 번호를 잘못 알고 있더라. 그래서 옳다구나! 잘못된 번호라서 연락을 못했구나! 싶어 다시 전화해서 제대로 된 번호를 알려주는데 성공. 그리고 '친절한 너의 전화를 우리는 기다릴거아~^^~'라고 어필하고 전화를 끊었는데 어쩐지 그 이후로 연락이 없다. 좌절...ㅠㅠ 결국 그대로 일주일이 지나고 답답한 마음에 집주인에게 sos. 집주인이 알려주기로는 바닥 공사 약속을 잡으려고 Frau 블라블라가 직접 전화할거라고. 순진한 우리는 또 오매불망 전화만 기다렸는데.. 역시 너네는 짱 도이취! 달팽이에게도 길을 터줄 것만 같은 수준의 스피드! 맥시멈 슬로우 라이프를 꿈꾸는 이 민족은 또 전화가 없다. 바닥 공사를 해야 우리가 이제 그만 시멘트 바닥에서 벗어나자나. 우리는 일상의 안락함을 잊은지 너무 오래되었단 말이야.. 반벙어리의 슬픔을 안고 우리는 다시 집주인에게 연락. 집주인은 8월 4일 바닥 공사 약속을 잡았다는 광명의 메세지를 전해주었다. 6월 6일 물난리... 8월 4일 마무리... no comment any more...... 그렇게 시작된 역사적인 바닥 공사.

 

  2개월 만에 끝난 독일 집 바닥 공사의 모습들  

시멘트 바닥에서 2달 동안 고생한 우리 가족을 위해 경건하게 무릎 꿇고 잠시 묵념 중인 아저씨. ㅋㅋ

라미네이트 깔기 전에 이렇게 단열재 부터 시공한다. 기존의 단열재 보다 좋아보여서 내심 만족!

기도하는 마음으로 라미네이트 컨디션 체크. 

단열재 위에 라미네이트 조각 모음 시작. 딱딱 아다리를 잘 맞춰주세염~~ 

나보다 긴 머리칼을 소유하신 다른 아저씨와 그의 아들 x군. x군은 라미네이트 조각에서 떨어진 나무 부스러기를 진공청소기로 부진런히 흡입 중. 초등학교 방학 중이라 알바라도 뛰는거니? 선한 인상의 귀여운 x군.  

 사실 본찜머 하루. 전실과 부엌 하루. 이렇게 이틀에 걸쳐 바닥 공사를 한다고 했었는데 이날 아침 8시에 들이닥친 아저씨들은 오늘 다 끝낸다고! 차라리 잘됐어.

집은 아수라장이 되었어도 오늘 하루면 끝이니깐... 진짜 진짜 끝.. ㅠㅠ

 몰딩까지 깔끔하게 마무리 하시고 틈새마다 실리콘 작업을 한 후 좋은 인상의 남자 셋은 홀연히 츄스를 남기고 사라짐.

그 뒤에 남겨진 것은 마치 한국에서 오늘 막 도착한 것만 같은 택배 박스 스무개 가량..

진짜 저 박스들은 작년 11월 초에 구입해서 쌌다 풀었다만 열 번은 넘게 한 듯.

너네도 고생이 많다 박스들아.. 나~~중에 다시 한국 보내줄게. 그때까지 잘 버텨주렴 ㅎㅎㅎ

 2인 1견은 타일이라 안전한 화장실에 의자 놓고 앉아 어서 오늘 하루가 끝나기만을 기다렸지. 시멘트 바닥이라 쓸어도 쓸어도 어쩐지 먼지가 있는 것 같았던 바닥은..

 이렇게 뽀얀 라미네이트 옷을 새로 입고 뽀송함을 한껏 자랑하게 됨.

문턱도 예쁘게 박아주셨으나 문이 닫히기에는 뻑뻑했어요... a/s 안되나요? ㅋ 

전기헤르트, 세탁기, 냉장고까지 들어가며 꼼꼼하게 작업해주신 2 아저씨, 1 초딩에게 감사를. 당케. 

 

 

한참 적응이 안되던 매끄러운 라미네이트 바닥. 하도 오래 되어서 너의 감촉을 잊었다.

다시 만나서 기쁘다. 들뜨지(?) 말고 차분하게 살자.

 

  이렇게 정확히 2달 만에 본래의 우리집으로 되돌아 왔다.

6월, 7월이 어떻게 지나간 것인지 기억이 잘 안난다. 그저 하루하루 집의 정상화를 꿈꾸며 기다리고 참고 또 기다리며 지냈다. 어학원도 파우제를 해두면서 언어공부에도 차질이 생기고. 우리집 뿐만 아니라 윗집 아랫집 모두 공사를 하면서 여러모로 스트레스를 받았던 겨울이를 어르고 달래느라 한참 진을 빼고. 그 동안 베를린의 여름도 짧고 굵게 맛보았다. 더울 때는 사막처럼 뜨겁고 시원할 때는 기침이 나올만큼 차가운 기운이 도는.. 롤러코스터 같은 베를린의 여름. 이제 공사도 다 끝나고 이곳의 더위도 이번주가 끝인 것 같다. 집 물난리 때문에 우리는 여행도 못 가고 지하철과 시내에서 유럽 여행 나온 사람들만 실컷 구경했구나. 정말로 기다렸던 원래 모습의 집으로 이렇게 되돌아 왔지만 그 시간이 예상보다 훨씬 길어서 기쁘기 보다는 오히려 한숨이 난다. 외국살이에는 늘상 이런 고생이 뒤따라 다니는 걸까. 혹시 또 다른 문제가 일어나지 않을까. 예전보다 걱정이 많아지고 심신이 쉽게 지쳐간다. 리프레쉬가 필요한 날들이다. 집은 복구 되었으나 물난리 통에 생겨난 습기벌레 (먼지다듬이)가 지금도 우리를 괴롭히고 있다. 그 이야기는 다음 번으로 미루고. 이상으로 베를린 우리집 홍수사건 이야기는 끝마치련다. 이제는 유쾌하고 발랄한 베를린 레벤이 되기를 마음 깊이 소망하며! aufwiederseh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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