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살이를 마치고 한국으로... 베를린의 끝, 서울의 시작

Posted by 율리앤노브
2020. 2. 13. 15:45 Berlin U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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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돌아와서 이 블로그를 방치해놓고 살았다. 왜 그랬을까?

생각해보니 일단 블로그 이름이 베를린 레벤.
Berlin Life니까 베를린에 더 이상 살지 않는 우리는 이 블로그를 운영할 동력을 잃었다고 해야할까.
아무튼 그랬다. 

벌써 돌아온지 몇년이 흐르고 독일에서 있었던 일과 한국에 다시 돌아와서의 일들을 이제 차근차근 이 곳에 정리해보려고 한다.

독일살이를 마치고 한국으로, 첫번째 이야기

한국으로 돌아와서 가장 먼저 했던 일은, 독일에서 언어적인 문제, 비용적인 문제로 인해 미루고 참아왔던 여러가지 질병들을 치료하고 쉼을 가지는 것이었다.

독일 베를린에 오랜 시간 살지 않았지만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사실 너무나도 준비없이 갔던터라 매일매일이 걱정과 좌충우돌의 연속이었다.
언어가 잘 통하지 않는 타국에서의 삶의 시작은 쉽지 않았다.
주변의 환경도 우리 부부와 반려견 겨울이에게 호의적이지 않았다.
처음에 독일 베를린에 도착해서 가장 적응하기 힘들었던 점은 날씨와 관련된 환경변화였다.
해가 뜨고 지는 시간도 다르고, 햇볕의 세기, 바람의 세기 등 우리가 살아온 대한민국의 그것과는 모두 달랐다.
그런것들이 미세한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당연히 예상을 못했던건 아니었지만 예상만으로 생각했던 것과 실제로 경험하는 것은 엄연히 다른 거니까 말이다.

우리 부부 뿐만 아니라 우리 가정의 반려견 겨울이에게는 더욱 생소했을 것이다.
독일로 향하는 여정 중 가장 힘들었던 것은 우리 두 사람이 아니라 겨울이였다.
독일로 가는 인천공항에서 부터 루프트한자 비행기 안에서 그리고 독일 뮌헨공항에서 환승 후 베를린 테겔공항까지 가는 여정 중에 겨울이는 거의 멘붕과 탈진 사이를 왔다갔다 했다.
겨울이가 힘들어 하는 순간마다 우리 두 사람도 덩달아 힘들었고, 멘붕에 빠졌다.
그러면 안되었지만, 겨울이가 케이지 안에서 너무 힘들어하여 잠시 꺼내어줬다가 승무원에게 몇번이나 경고를 들었는지 모른다.
케이지 안에서 멈추지 않고 목소리가 쇳소리가 될때까지 울어대는 겨울이를 보며, 앞뒤 그리고 주변의 승객들에게 너무 미안했다.
참고로, 겨울이는 유전적 질병을 갖고 있는 상태였고 우리 부부는 그런 겨울이 상태를 감안하여 소형견만 가능한 사람과의 동행 탑승을 하였다.
탈진과 멘붕 사이를 왔다갔다 하다 거의 한숨을 못자고 환승 공항인 독일 뮌헨공항에 도착했다.

그런데 여기서 입국 심사가 딜레이 되었고, 결국 베를린행 비행기를 놓치고 말았다.
당황한 우리 부부는 영어와 독일어를 마구 섞어 다음 비행기에 올라타고 결국 종착지인 베를린 테겔 공항에 도착했다.

첫번째 이야기는 이 정도로 마무리 하고 다음 이야기는 다음 포스팅에 계속됩니다.


p.s 2020년 2월 13일 오늘 들은 생각.

독일 베를린에 살 당시 한국에 메르스가 유행했다.
거기서는 당연히 체감할 수 없었지만 간접적으로 각종 포털 뉴스를 통해 그 심각성을 접했다.
요즘 다시 새로운 전염병인 우한폐렴,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가 야기되고 있다.
어제 뉴스를 보니 코로나19로 명명 되었다는걸 보았다.
아무튼 예전 메르스던 코로나19던 지금 현재 갑자기 실시간 검색어에 있는 rsv바이러스던 한국에 오니 바이러스에 대한 걱정을 하고 살아야 한다는게 좀 씁쓸하다.
한국이 이상하고 나쁘고 그렇다는게 아니라 그냥 있는 현상을 보고 느끼는게 그렇다는 거다.
뭐 다행히 예전 메르스때는 사망자도 나오고 심각했던거 같은데 코로나19의 경우 아직까지 사망자가 나오지 않는걸 보니 다행이다 싶다.
근데 또 rsv바이러는 또 뭐냐. 갈수록 태산이구만...

독일에 가기 전의 겨울이는 이처럼 어리고 살아있는 눈빛의 강아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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